최순실씨가 현대자동차와 특혜성 계약을 한 의혹을 받는 KD코퍼레이션 측에 “삼성은 어렵지만, 현대차 납품은 가능할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이 드러났다. 현대차 측은 계약 과정에서 업체 측에 “누가 이렇게 밀어주냐”고 궁금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KD코퍼레이션 대표 이모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0일 열린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최씨 민원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통해 현대차 납품을 할 수 있었다는 취지다.
이씨 부인 문모씨는 경복초 학부모 모임에서 최씨와 친분을 쌓았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 당선 직후 문씨에게 “어떤 회사에 납품하고 싶은지 알려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씨 부부는 삼성, 현대차 등을 언급했는데 최씨는 “삼성은 안 먹힌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반면 현대차는 거래 상대방인 이씨에게 먼저 연락을 해 만나자고 했다. “왜 이런 제품을 쓰는 거냐”는 현대차 내부 불만도 있었지만 납품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씨는 최씨에게 1162만원 상당 샤넬백과 함께 총 현금 4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현대차 납품 등과 관련한 감사표시였다고 한다. 그는 “최씨가 샤넬백을 교환한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선물이 불편할 것 같아 현금을 줬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2월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배드민턴팀 창단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팀 창단과 관련해 더블루케이를 소개하자 “왜 이런 기업 얘기가 나오나 의아스러웠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포스코 측이 더블루케이의 팀 창단 요구를 거절하자 “사과하라”는 전화를 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지구상에 일어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崔, KD코퍼에 “삼성은 어렵지만 현대차 납품은 가능”
입력 2017-03-20 18:22 수정 2017-03-20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