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새 용병 방망이 시원찮네∼

입력 2017-03-20 18:40 수정 2017-03-21 00:51

한국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20일로 정확히 반환점을 돈 가운데 전력의 반이라고 할 수 있는 새 외국인 선수들도 그 베일을 벗었다. 투수는 합격점을 받은 반면 타자는 좀 더 두고보자는 의견이 많다.

10개 구단은 올 시즌 활약할 외국인 선수 30명 중 16명을 새로 뽑았다. 투수가 10명, 타자가 6명이다. 새 외국인 선수들은 14일부터 열린 시범경기부터 국내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투수의 경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빼어난 피칭을 선보인 투수는 kt의 돈 로치다. 2경기에서 11이닝을 던저 2승,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했다. 김진욱 감독은 로치를 1선발로 낙점했다. KIA의 팻 딘도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한화 알렉시 오간도와 같은 연봉 180만 달러를 받는 제프 맨쉽(NC)은 지난 18일 삼성전에 출격해 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한화의 경우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오간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오간도는 지난 18일 kt전에 4이닝 동안 안타를 단 한개도 맞지 않고 7탈삼진 무실점의 압도적 피칭을 선보였다. 한화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다소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지만 구위 자체만은 흠 잡을데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타자에게는 의문부호가 적지 않다. 새 외국인 타자 중 2개 이상 홈런을 때린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새로 영입된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높은 몸값(110만 달러)을 받는 삼성의 다린 러프는 타율은 0.300이지만 출루율은 0.300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로 간 강타자 에릭 테임즈 대신 NC에 둥지를 튼 재비어 스크럭스는 상당히 실망스럽다. 14타수 1안타, 타율이 0.071에 불과하다. kt의 조니 모넬도 홈런이 하나도 없다. 이밖에 대니 워스(SK)와 앤디 번즈(롯데)도 타율이 각각 0.214, 0.200에 그쳤다. 더군다나 워스는 스프링캠프 중 어깨를 다쳐 시범경기에선 지명타자로만 나오고 있다. 워스와 번즈 모두 내야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소화해야한다는 점에서 몸상태를 더 빨리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그나마 KIA의 로저 버나디나는 타율 0.308에 볼넷을 4개나 얻는 등 타격과 선구안은 합격점을 받았다. 팀의 새 1번타자 역할을 나름 수행하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일각에선 외국인 타자들이 적응을 마치면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새 스트라이크존과 낯선 투수들에 대해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범경기보다는 정규리그에 돌입하면 외인 타자들의 컨디션이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금 좀 부진하다고 못할 것이라 단정을 짓기는 힘들다”며 “외국인 타자들은 컨디션이 좋아질 때는 약점도 사라지고, 모든 코스를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