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무역주의 맞서… 메르켈·아베 “자유무역” 한목소리

입력 2017-03-20 18:24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 세빗(CeBIT) 2017 오프닝 행사에서 포옹하듯 인사하고 있다. 메르켈은 지난 17일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거절당했었다. AP뉴시스

지난 17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문제로 대립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자유무역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 세빗(CeBIT) 2017 오프닝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자유롭고 열린 시장을 원한다”면서 “서로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는 시대에 장벽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에게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모범사례로 들며 다자간 국제 무역 회귀를 촉구했던 메르켈은 “미국이 점점 보호주의로 치닫고 있지만 독일은 자유로운 무역과 개방된 시장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트럼프를 향해 날을 세웠다.

같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아베 총리도 “일본과 독일 모두 무역과 투자에서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이만큼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자유무역과 투자를 통해 성장한 일본은 독일과 함께 개방된 체제를 지키는 수호자가 되기 원한다”며 메르켈의 말에 힘을 실었다.

두 경제 대국의 공동행보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지금처럼 자유무역과 국경 개방, 민주주의적 가치를 두고 많은 사람이 논쟁을 벌이는 시기에 독일과 일본이 다투지 않고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일본과 EU의 FTA에 대해서도 조만간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EU와의 교역량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나라로 일본과 EU는 2013년부터 FTA 협상을 진행해 오고 있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자 기사에서 두 정상이 연이어 트럼프와 만난 이후 자유무역에 대한 공통의 목소리를 낸 점에 주목하며 “세빗 개막 행사에서 메르켈과 아베 중 누구도 트럼프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둘의 발언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적 자세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