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국 배치와 관련한 중국 내 반한(反韓) 감정이 여전한 가운데 주중 공관들이 교민 보호를 위한 전용 알림 채널을 구축해 가동에 들어갔다.
20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주중 대사관 영사부는 최근 중국 최대 SNS인 웨이신 공식 계정을 개통해 교민들에게 사드 관련 유언비어나 안전 공지 등을 전파하고 있다. 교민 대상 알림방 개설은 베이징과 산둥성 칭다오에 이어 상하이 지역에서도 검토 중이다. 상하이 총영사관은 현지 교민 대표들을 대상으로 했던 카카오톡 알림방을 웨이신 계정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중 대사관은 최근 ‘재외국민 신변안전 긴급공지’도 발표했다. 시위 장소 접근 자제, 중국인과 접촉 시 불필요한 논쟁 자제, 대중 밀집 지역 및 유흥업소 출입 자제 등을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광둥성 광저우와 선전에서는 현지 당국이 한국인이 많은 주택가와 상가, 숙박업소 등에서 불심 검문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체류 중이거나 불법 취업한 한국인을 단속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사드 관련 과격 행동의 자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반한 행동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톈진 시내 헬스장 2곳에서는 태극기가 찢겨 훼손된 사건이 발생했다. 온라인에서는 중국 유행가를 개사한 ‘반(反)사드’ 노래가 퍼지고 있다. ‘롯데는 중국에서 빨리 나가라’ 등 자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외신들도 중국의 비이성적인 반한 분위기를 비판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허베이성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원과 학생 400여명이 참가하는 사드 반대 집회 개최 사실을 전했다. 지난 9일 개최된 집회에서 한 교사는 “롯데 제품을 구매하지 말고, 한국 TV 프로그램도 보지 말라”고 선동했다. 베이징외국어대 차오무 교수는 FT에 “학교에서 학생들의 불안을 야기하는 활동을 조직해선 안 된다”면서 “중·한 관계가 개선되면 그때는 이 학생들에게 뭐라고 말할 것인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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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교민보호 위해… 주중 공관, 알림채널 가동
입력 2017-03-20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