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의 상장을 앞두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장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단박에 시가총액 10조원을 넘는 국내 게임업계 1위 기업에 등극, 글로벌 게임업체의 물량 공세에 맞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넷마블은 20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신주 1695만3612주(공모 비중 20%)를 공모한다. 공모 예정가는 주당 12만1000∼15만7000원으로 책정됐다. 총 공모 금액은 최대 2조6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가 기준으로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최대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6조3923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게임업계 시총 1위가 된다. 코스피 전체로도 20위권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넷마블은 다음 달 11∼20일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하며 공모가를 확정한 뒤 4월 25, 26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시기는 5∼6월 중이 될 전망이다.
넷마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것은 전 세계 게임업체의 격전지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의 매출은 2014년 3623억원에서 지난해 1조5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매출에서 모바일 게임 비중이 2014년 75.9%에서 지난해 93.7%로 높아졌다. 올해 매출은 2조원을 넘어 3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중순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첫날 매출 79억원을 기록하며 한 달 만에 20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은 3년 이상 장기 흥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넷마블 매출 중 해외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51%였다. 모바일 통계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글로벌 7위 게임 유통사다. 넷마블은 2015년 7월 북미 및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퍼즐 장르 세계 2위 개발사인 잼시티을 인수한 데 이어 올 2월에는 미국 게임사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를 인수한 바 있다.
최대주주인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리더십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00년 넷마블을 설립했던 방 의장은 2011년 회사에 복귀한 뒤 회사를 모바일 게임 위주로 재편하고 텐센트, 엔씨소프트 등 외부 투자자를 적극 유치하는 등 넷마블의 체질을 바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은 상장으로 마련한 돈으로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게임업체와 경쟁해볼 만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됐다”면서 “인수·합병(M&A), 글로벌 마케팅, 미래사업 투자 등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넷마블은 과도한 업무량 때문에 야근이 빈번해 ‘구로의 등대’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2월부터 야근 및 주말근무 금지, 퇴근 이후 메신저 업무 지시 등을 금지하는 업무환경 개선에 나섰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넷마블 ‘게임 황제株’ 등극 예감
입력 2017-03-21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