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DMZ 숨은 명소 즐비… 명품 여행코스 기대

입력 2017-03-20 17:46 수정 2017-03-21 00:46
정부가 2021년까지 4년에 걸쳐 조성하려는 ‘통일을 여는 길’은 북한과 접한 접경지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총 465㎞의 도보여행길이다. 천리가 넘는 장거리 도보길로 주변에는 명소들이 즐비하고 숙박이 가능한 거점센터가 시·군별 한 곳씩 총 10곳 조성될 예정이어서 장기 도보여행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20일 “통일을 여는 길은 분단으로 인해 오랫동안 소외돼 온 접경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지만 분단의 상처와 아픔을 달래고 평화를 염원하면서 걷는 새로운 명물 도보여행 코스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일을 여는 길은 새로운 길을 만들지 않고 지자체들이 정성껏 조성해 놓은 특색 있는 도보길, 농로와 숲길, 하천길, 해안길 등이 활용된다. 갑곶돈대길(강화) 행주산성한강나룻길(고양) 심학산옛길·임진적벽나룻길(파주) 통일이음길(연천) 수피령계곡길(철원) 천미계곡오솔길(화천) 펀치볼옛길(양구) 진부령고갯길(고성) 등 호젓한 옛길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시설물 설치는 최소화하고 안내간판은 주변과 어울릴 수 있는 친환경 디자인이 적용된다.

통일을 여는 길은 안보관광지와 천혜의 절경, 역사문화유적 등 접경지역의 명소들을 지난다. 강화 평화전망대와 연미정, 김포 애기봉전망대와 장릉, 고양 호수공원·장항습지,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파주프로방스·헤이리예술마을·임진각 등이 주변에 펼쳐진다. 연천에서는 당포성·제1땅굴·태풍전망대·신탄리역을, 철원에서는 고석정·제2땅굴·토교저수지·매월대폭포, 화천에서는 두류산·파로호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양구에서는 두타연·제4땅굴·을지전망대, 인제에서는 곰배령·백담계곡·설악산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고성에서는 송지호·화진포·이승만별장·통일전망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이동에 제약이 없도록 길은 민통선 아래쪽에 조성되지만 양구 두타연 등 민통선 내 일부 지역은 사전 신청할 경우 한시적으로 통행할 수 있다.

곧장 가더라도 천리가 넘는 길인 만큼 숙소나 식당, 매점 등으로 활용될 거점센터가 마을회관, 폐교 등을 리모델링해 30∼50㎞ 간격으로 조성된다. 운영은 지역 소득 증대에 보탬이 되도록 마을기업 등에 맡길 방침이다. 행자부는 내년부터 예산을 반영해 4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센터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DMZ를 활용한 통일을 여는 길은 체류형 관광을 유도해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