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탄핵 후폭풍… 육영수 여사 생가 방문객 ‘뚝’

입력 2017-03-21 00:00
충북 옥천군 옥천읍 향수길에 위치한 고 육영수 여사 생가 전경.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부터 방문객수가 급감했다.옥천군 제공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대통령 마케팅’을 추진했던 지자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충북 옥천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외가인 충북 옥천 고 육영수 여사 생가(충북도 기념물123호)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한 해 20만명 정도가 찾았던 육 여사 생가 방문객은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부터 반토막이 났다.

올해 1∼2월 육 여사 생가 입장객은 626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189명)에 비해 60%이상 줄어들었다.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 뒤 열흘 동안 입장객은 1870명에 그쳤다.

육 여사 생가는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38만1200명이 찾았고 이후에도 한해 20만명씩 찾으면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었다.

이 집은 조선 후기에 지어진 99칸의 전통 한옥으로 군이 2011년 37억5000만원을 들여 복원했다.

육 여사 기념사업도 중단됐다. 옥천군의회는 지난해 12월 적정성 논란을 빚은 육 여사 탄신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 따라 군은 해마다 육 여사 생일(11월 29일)에 맞춰 열던 탄신제를 올해부터 열지 않기로 했다.

국비 30억원 등 81억원을 들여 생가 앞 1만3000㎡에 건립되는 전통문화체험관도 관광객 유치에 비상에 걸렸다. 오는 5월에 착공되는 체험관은 전통음식, 전통악기, 차 예절, 국악, 판소리 등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군 관계자는 “전통문화체험관은 이미 예산이 확보돼 내년 12월 준공될 예정이지만 생각 방문객이 줄어들어 체험관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를 관리하는 충북도 청남대관리사업소도 기념사업을 전면 수정했다. 청남대사업소는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산책로를 조성하지 않을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는 상관없이 박 전 대통령이 청남대를 한 번도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주시 문의면에 위치한 청남대는 2008년부터 이곳을 사용했거나 방문한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산책로 6곳을 조성했다.

청남대는 역대 대통령들이 휴가를 보내던 별장으로 2003년 4월 소유권이 충북도로 이양되면서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이곳에는 전직 대통령들이 쓰던 물품 등이 전시돼 있다.

청남대사업소 관계자는 “청남대에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산책로를 조성할 계획이 없다”며 “앞으로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회가 결성되면 동상 설치 여부도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옥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