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520만명 일코노미를 모셔라”… 특화상품 이색서비스 호평

입력 2017-03-21 05:00

‘일코노미’ 금융상품이 은행권을 강타하고 있다. 일코노미는 ‘1인 가구’에 ‘경제’를 뜻하는 영어 단어 이코노미(economy)를 합성한 신조어다. 지난해 통계청 분석에서 ‘나홀로 가구’는 520만3000명으로 2인 가구, 4인 가구를 제치고 가장 보편적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들에 특화된 은행권 상품들이 이색 서비스로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6일 내놓은 ‘KB 1코노미 스마트적금’이 10영업일 만에 1만좌를 돌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상품은 스마트폰 전용으로 1인 가구 맞춤형 혜택이 담겨 있다. 모바일 반찬가게 애플리케이션과 제휴해 가입 즉시 제육불고기 반찬 쿠폰을 제공한다. 혼자 가는 여행은 누가 챙겨주기 쉽지 않은데, 적금 가입으로 여행 및 주말 보험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공과금 자동납부도 해결해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른 스마트폰 전용 적금 출시 때와 견주면 가입자 수 증가가 3배 정도 빠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은행·증권·카드·보험 등 계열사를 총동원해 일코노미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편의점 적립에 가중치를 둔 ‘청춘대로 1코노미 카드’를 내놓았다. KB손해보험은 전용 암보장 건강보험, KB증권과 KB자산운용은 각각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수혜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선보였다. 합리적 소비와 건강관리, 원금 부분보장 등 1인 가구의 특성을 살린 금융상품들이다.

우리은행의 일코노미 상품인 ‘올포미 적금·카드 패키지’는 출시 10개월 만에 30만좌를 돌파했다. 상품명은 ‘나를 위한 모든 것’이란 뜻의 영문(All for Me)에서 따왔다. 1인 가구가 주로 쓰는 편의점, 홈쇼핑, 이동통신, 병의원 등 7대 업종에 맞춤형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도움을 받을 데가 적은 1인 가구의 특성을 생각해 ‘납입 유예 서비스’까지 마련했다. 차량 및 주택 구입이나 창업 등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때 계약 기간의 절반 이상 납입한 정상 계좌라면 남은 회차를 미납하더라도 약정 이율을 제공한다.

1인 가구, 그중에서도 트렌드에 민감한 1인 미혼가구는 월평균 소득이 291만원 정도다. 소득이 그리 높지 않은데 주거비 비중은 크다. 신한은행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서 “미혼 1인 가구는 미혼 전체 평균과 비교해 월세·반전세인 경우가 1.8배 더 많다”며 “이에 따라 매월 주거비를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비율도 높다”고 분석했다.

우리은행은 원룸·오피스텔 수요가 많은 1인 가구의 특성을 고려해 부동산 중개 플랫폼과 제휴한 모바일 대출상품 ‘위비 방콜론’을 내놓았다. 국민은행 역시 ‘1코노미 오피스텔 전세자금 대출’을 새로 출시했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체중 조절과 우대 금리를 연계한 적금 상품을 내놓는 등 나홀로 가구의 생활 방식이 적용된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