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보수 궤멸 위기, 朴 전 대통령 책임” 남경필 “한국당과 어떤 연대 논의도 안 된다”

입력 2017-03-19 17:35 수정 2017-03-20 00:00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19일 “보수가 궤멸될 위기에 처한 책임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바른정당 대구시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박 전 대통령은 과거가 됐다. 과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정당의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한 포석이다.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이렇게 망쳐놓은 자들은 스스로를 ‘진박’(진실한 친박근혜)이라고 부르는 정치꾼들”이라고 했다. 또 “박 전 대통령과 진박들은 유승민을 배신자라고 공격했는데 과연 누가 배신자냐. 국가와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은 박 전 대통령과 진박들”이라고 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에 모였던 친박 인사들을 겨냥해 “전직 대통령을 앞세워 뒷골목 건달과 같은 행태를 보인다”고 맹비난했다.

유 의원과 경쟁을 벌이는 남경필 경기지사는 유 의원의 범보수 후보 단일화 주장을 거듭 비판했다. 남 지사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농단 세력이 없어지지 않는 한 한국당과의 어떠한 연대 논의를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른정당을 만든 이유 자체를 부정하고 당론에 명백하게 반기를 드는 행위”라고 했다. 이날 바른정당 경기도 원외당협위원장 18명은 남 지사 지지 선언을 했다.

남 지사는 바른정당 경선후보 TV토론에서 “(유 의원과) 전화 통화도 잘 안 되고 친유(친유승민)계가 생겼다는 말도 있다”며 ‘소통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남 지사와 유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안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토론회 이후 실시한 호남권 정책평가단 전화면접투표에서 유 의원이 183표를 얻어 남 지사(107표)를 이겼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