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흔드니 물리치료 되는 거 같다” 국민저항본부 주말 집회

입력 2017-03-19 17:38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됐지만 주말마다 ‘태극기 집회’를 찾는 고령층은 끊이지 않고 있다. 주최 측은 탄핵 반대 집회에서 숨진 이들을 ‘열사’라 부르며 분노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18일 오후 3시30분부터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제2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집회 참가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대부분 고령인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눴다. 가수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 노래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기도 했다.

서초구에서 온 한모(69)씨는 “이곳에 오면 고등학교 친구들도 만나고 체력이 50%는 오르는 것 같다”며 “태극기를 흔들다보니 물리치료가 됐는지 원래 팔에 통증이 심했는데 없어졌다”며 웃어 보였다.

박모(60)씨도 매주 토요일이 기다려진다며 상기된 표정이었다. 박씨는 “집회에 나오면 운동도 되고 동료의식도 느낄 수 있어 토요일이 며칠 남았는지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주최 측은 어두운 표정이다. 이날은 지난 10일 탄핵 반대 시위를 벌이다 사망한 태극기집회 참가자 3명의 영결식도 함께 진행됐다.

정광택 국민저항본부 공동대표는 본 집회에 앞서 진행된 영결식에서 “조국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목숨을 바친 열사님들의 한을 풀 수 있도록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며 흐느꼈다.

집회 참가자들은 지난 10일 탄핵 반대 집회 당시 숨진 김모(66)씨의 시신을 운구한 리무진 차량과 함께 안국동로터리 방면으로 행진했다.

검찰 소환을 앞둔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주말 내내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찾았다. 박 전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송주·매주 자매도 어김없이 오전 7시30분쯤 모습을 드러냈다. 한 50대 남성은 자택 앞에서 “이제는 구속이다. 황교안도 구속하라”고 외치다 경찰에 격리되기도 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