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 주자들이 TV토론회에서 각양각색의 ‘인생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도 사연도 달랐지만 후보들 모두 사진을 통해 각자 약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KBS 주최 TV 토론회에서 특전사 시절 사진을 들고 나왔다. 약점으로 지목되는 ‘불안한 안보관’에 대한 의구심을 희석시키겠다는 의도다. 문 전 대표는 “낙하산으로 적진에 침투하는 훈련 때 찍은 사진”이라며 전두환 당시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저의 국가관과 안보관, 애국심의 대부분은 이때 형성됐다. 확고한 안보태세와 국방 우위를 바탕으로 북한과 평화로운 관계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최성 고양시장은 “전두환 표창장은 왜 가지고 계시냐. 찢어 버려야지”라고 지적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처음 대중에게 공개된 1980년 5월 23일자 신문 1면 사진을 인생 사진으로 소개했다. 본인이 등장하지 않은 사진은 안 지사가 유일했다. 그는 “정치인 안희정의 출발점이자 오늘의 제가 있게 한 사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의 충격과 사건에 대한 의문, 고등학교 제적 경험 등이 민주주의자로서 자신을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대연정 구상 등으로 인해 공격받아온 ‘정체성’ 논란을 적극 방어하면서 이번 주 진행될 호남 경선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도 읽힌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982년 대학 입학 당시 어머니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시장은 인터넷에 공개된 ‘욕설 녹음파일’ 얘기로 서두를 열며 자신에게 어머니가 특별한 존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런 어머니를 형님이 두들겨 패서 입원하시게 되자 흥분해 폭언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를 막론하고 제가 부족한 탓”이라며 “용서를 구한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18일 토론회에서 2011년 4월 열렸던 충남대 청춘콘서트 현장 사진을 들고 나왔다. 청춘콘서트는 정치인 안철수를 만든 이벤트였다. 최근 약점으로 지목돼 온 청년층 지지율 하락, 소통 부족 등에 대한 변론이기도 하다. 그는 “청년의 아픔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정치를 시작했다. 초심을 돌아보게 하는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야권 대선 주자들, 토론회에서 ‘인생 사진’ 공개… 각자 약점 보완하는데 주력
입력 2017-03-20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