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敵은 먼지” 로봇이 LCD 패널에 나노 입자 입혀

입력 2017-03-19 18:06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17일 연구원들이 LG전자 나노셀 TV에 적용되는 편광판을 들고 있다. LCD 패널에는 편광판이 들어가는데 나노셀 디스플레이는 색을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이 편광판에 나노 물질을 입힌 것이다. LG전자 제공

지난 몇 년간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전면에 내세웠던 LG전자가 올해 ‘나노셀’ TV를 추가했다.

나노셀 TV는 LCD(액정표시장치) TV의 일종으로 LCD 패널에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작은 입자를 입혀 색을 선명하게 만들었다. 이 나노 입자는 불필요한 빛을 흡수해 색 표현의 기본이 되는 적색(R), 녹색(G), 청색(B) 신호를 더욱 선명하게 한다.

LG전자는 나노셀 TV가 기존 LCD TV에 비해 색 재현율과 색 정확도를 개선하고 빛반사율도 30% 이상 줄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나노셀은) 천연재료에서 유래한 친환경 기반의 과장되지 않은 정직한 색을 내는 소재”라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방문한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에서는 나노셀 TV에 탑재되는 나노셀 디스플레이 패널을 한창 생산하고 있었다. 이 공장에서는 월 최대 28만장 규모의 7세대 LC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7세대 LCD 패널 한 장으로 50인치 TV 패널 3장을 만들 수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파주 라인 전체에서 나노셀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CD 패널에는 편광판이 들어가는데 나노셀 디스플레이는 이 편광판에 나노 물질을 입히는 것이라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5년간 나노셀 디스플레이를 연구해 양산에 성공했다.

디스플레이에서 가장 치명적인 적은 먼지다. LG디스플레이는 먼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정의 대부분을 자동화했다. 예전에는 한 번에 50명가량이 라인에서 작업했지만 지금은 10∼15명으로 줄었다. 그나마 점검을 위한 인력이 대부분이고 실제 작업은 로봇이 주로 한다.

이날도 로봇팔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기판을 옮기고 있었다. 공장 조명은 모두 노란색이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가정에서 많이 쓰는 주광색 형광등은 노광기(빛을 쪼여 디스플레이 기판에 회로를 그리는 장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기존 LCD TV의 단점인 색 재현성을 높인 나노셀 TV를 내놓으면서 올레드 TV와 겹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LG전자 TV상품기획팀 이희영 부장은 “올레드는 스스로 빛을 내는 새로운 디스플레이이고, 나노셀은 (빛을 투과시키는) LCD의 최종 진화판”이라며 “완벽한 블랙, 색의 느낌 등을 봤을 때 LCD와 올레드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레드가 가장 프리미엄이고 그 밑에 LCD 기술 중에선 나노셀이 가장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두 제품을 동시에 내세우는 ‘듀얼 프리미엄’ 전략으로 TV 시장 전체에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같은 65인치의 경우 올레드 TV는 740만∼140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된 반면 나노셀 TV는 450만∼650만원으로 절반 수준이다.파주=김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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