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공채 경쟁률 ‘고공행진’… 오랜 경기불황에 취업난까지 “힘들어도 공무원이 낫다”

입력 2017-03-20 00:04
경북 구미시는 최근 환경미화원 공채 응시원서를 접수한 결과, 11명 모집에 239명이 지원해 21.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19일 밝혔다.

구미시 설명에 따르면, 지원자 중에는 여섯 번째 도전한 40대도 있었다. 또 이직을 희망하는 대기업 과장에서부터 공무원 시험 준비생, 서울 명문대 체육과를 졸업한 뒤 장교로 근무하다 전역한 30대도 있었다. 지원자 학력은 대졸 99명(41%), 고졸 131명(55%), 기타 9명(3.8%)이었고, 여성 응시자도 10%인 24명이나 됐다.

환경미화원 공채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재수와 삼수는 기본이 됐고, 명문대 출신 지원자도 늘고 있다.

대구 수성구청이 지난달 실시한 환경미화원 공개 채용에도 13명 모집에 101명이 신청해 7.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원자 중에는 30대가 42%로 가장 많았으며 대졸 응시자 비중은 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전도시공사의 환경미화원 공채도 20 대 1에 육박하는 경쟁률을 보이며 화제가 됐다. 생활폐기물 수거업무 등을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18명을 공채하는데 356명이 지원했다.

대표적인 기피 직업으로 꼽히던 환경미화원의 인기가 계속되는 데에는 오랜 경기불황으로 취업이 힘든 데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고 정년과 정시 퇴근이 보장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환경미화원 초봉은 지자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구미시의 경우 연간 4053만원으로 9급 공무원 초봉 3000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많다. 지난해 300인 이상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초봉(4350만원)과 비교해도 그리 낮지 않다. 또 체력만 있으면 만 18세부터 59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이 치열한 이유가 되고 있다.

공무원직에 대한 선호도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공무원이라면 민간 부문의 웬만한 직업보다 낫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 소속 환경미화원은 공무원에 준하는 무기 계약직으로 공무원 정년보다 한 살 많은 61세가 보장된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환경미화원 1호봉이 중소기업 초봉보다 최소 1000만원이 높은 수준에 이르는 등 처우가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에 지원자가 줄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