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검찰 “정유라, 곧 한국 송환” 결정

입력 2017-03-17 18:06 수정 2017-03-17 21:16

덴마크 검찰이 17일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를 한국에 송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즉시 현지 법원에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정씨 측 피터 마틴 블링켄베르크 변호사는 “(항고가) 길면 6개월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망명을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

최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조카 장시호(38)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구치소 수감 5개월째인데 외부 접견이 금지돼 덴마크에 있는 딸(정유라)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흐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재판에서 최씨는 장씨 측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 운영 주체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최씨와 장씨는 영재센터를 통해 삼성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서 수십억원의 후원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증인석에 앉자마자 “(박영수 특검이 뇌물 혐의로 추가 기소한) 삼성 후원 부분은 답변을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또 “영재센터는 장씨와 전 쇼트트랙 선수 김동성씨 등이 계획했고, 자신은 설립 취지에 동의만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질문에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장씨 측 변호인이 “2015년 10월 박 전 대통령 자택 집기를 반출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최씨는 “영재센터와 관계없는 걸 답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언급될 때마다 최씨는 “왜 대통령님 얘기를 하느냐. 정치적으로 몰고 가지 말라”며 격하게 반발했다. 탄핵 사태에 대해서는 “지금의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와 대통령 파면을 만들게 한 원죄를 국민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장씨는 최씨가 본인 혐의를 부정하는 증언을 할 때마다 실소(失笑)하거나 턱을 괴었다.

최씨는 증언을 마친 뒤 “조카(장시호)랑 여기에 앉아 있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장시호는 남편이 애를 두고 도망갔고, 어린 아들이 혼자 기다리고 있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재판부가 장씨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장씨는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양민철 김미나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