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7일 북한 문제와 관련해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은 이제 끝났다”며 “외교·안보·경제적인 모든 형태의 조치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검토 대상에는 군사적 옵션도 포함된다”며 “북한이 한·미를 위협하면 대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을 방문한 틸러슨 장관은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흔들림 없다. 북한 위협에 대처하고자 우방국과 논의해 평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반도 배치를 두고 보복 수위를 높이는 중국을 비판했다. 그는 “사드 배치는 방어 조치로서 결정한 것”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은 부적절하며 유감스럽다. 이런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특히 5월 한국 대선을 염두에 둔 듯 “사드 배치는 (예정대로) 될 것으로 기대하며 한국 정부가 계속 사드 배치를 지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도, 새로 선출될 다음 대통령과도 협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두 장관은 회담에서 틸러슨 장관이 앞서 천명한 ‘새로운 대북 접근법’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중국의 사드 보복에 한·미가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한·미·일 3국을 순방 중인 틸러슨 장관은 앞서 오전 전용기편으로 일본을 출발해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틸러슨 장관은 직후 미군 헬기를 타고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틸러슨 장관은 오후에 서울로 이동, 황 권한대행을 예방했다.
틸러슨 장관은 18일 중국으로 이동해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 등 고위 당국자와 면담할 예정이다. 틸러슨 장관은 한·일 양국 방문 결과를 중국 측에 설명하고 다음달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는 등 일정을 갖는다. 특히 그는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에 대한 미국의 우려도 함께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틸러슨 美 국무장관 “對北 전략적 인내 끝났다”
입력 2017-03-17 18:05 수정 2017-03-17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