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세계 최초로 합법적인 절차를 밟은 ‘세 부모 아이’가 탄생할 전망이다. 영국 뉴캐슬대학이 세 부모 아이 체외수정 시술을 승인받았다고 16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영국 하원은 지난해 2월 세 부모 아이 체외수정 허용법을 통과시켰다. 이어 인간수정배아관리국은 지난해 12월 세 부모 아이 시술을 심사하겠다고 밝혔고, 이번에 처음으로 뉴캐슬대가 시술을 승인받은 것이다.
세 부모 아이 시술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엄마의 세포핵을 추출해 건강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가진 여성의 난자에 융합한 뒤 아빠의 정자를 체외 수정하는 기법이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에 결함이 있으면 당뇨 청각장애 근육쇠약증 시각장애 간질 치매 등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이번 승인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결함에 의한 유전질환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뉴캐슬대 웰컴미토콘드리아연구센터의 더그 턴불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결함을 가진 여성이 생식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학 연구진은 1년에 최대 25명의 환자에게 세 부모 아이 기법을 시술할 계획이다.
합법화된 세 부모 아이 시술은 희귀병 완치라는 기대와 함께 유전자 맞춤형 인류의 탄생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술 과정에서 난자와 배아의 파괴가 불가피해 윤리적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4월 멕시코에서 세 부모 아이 기법을 통해 세 사람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브라힘 하산이라는 이름의 남자 아기가 태어났지만 당시 멕시코에서는 관련 시술 규정이 없는 상태였다.
신훈 기자
정부 허가 받은 첫 ‘세 부모 아이’ 영국서 태어난다
입력 2017-03-18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