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압력 의혹’ 임종헌 차장 사의

입력 2017-03-17 18:06
법관들의 사법개혁 관련 학술행사를 축소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임종헌(58·사법연수원 16기) 법원행정처 차장이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임 차장은 최근 법원행정처에 재임용 신청의사를 철회하는 ‘연임 불희망원’을 냈다. 법관들은 10년에 한 번씩 재임용 심사를 거치는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임기가 연장된다. 1987년 법복을 입은 임 차장은 볼희망원 제출로 19일로 30년 판사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임 차장은 법원 내부전산망에 “부끄럽지 않게 법관의 길을 걸어왔다고 자부하지만,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원하지 않더라도 일어나는 일이 있는 것 같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동료 법관 사이의 신뢰와 동료애를 제 삶의 동력이자 긍지로서 소중히 여겨 왔는데, 저에 대한 그 신뢰를 자신할 수 없게 돼 버린 지금은 법원을 떠나야만 하는 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임 차장은 법원 내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오는 25일 개최하는 사법개혁 주제 학술행사를 축소하도록 실무 담당자에게 지시하고, 해당 법관이 반발하자 부당한 인사조치를 내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현재 이인복 전 대법관을 중심으로 한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