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이사 재선임… 국민연금 기권

입력 2017-03-17 18:53

주요 상장사 178개 기업의 주주총회가 일제히 열려 ‘슈퍼 주총 데이’였던 17일 각 기업은 이사진을 개편하고 올해 새로운 경영목표를 세우는 등 도약을 위해 전열을 정비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날 주총에서 정몽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3년간 회장직을 유지하게 된다.

2008년과 2011년 정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반대했던 국민연금은 이번에는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해 특혜 의혹에 휩싸인 국민연금이 이번에는 소극적인 대응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현대차 지분의 8.02%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오늘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질적 성장을 통해 미래 50년을 향한 재도약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출범 3년차가 되는 ‘제네시스’ 브랜드는 상품 라인업 강화와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통해 고객에게 더 큰 기쁨과 자부심을 줄 수 있는 드림카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조성진 부회장 단독 CEO 체제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날 주총에서 LG전자는 이사 정원을 9명에서 7명으로 줄였다. 그동안 LG전자는 3인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운영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이 사내이사에서 빠지고 조 부회장이 단독 CEO가 됐다. 조 부회장은 LG전자 이사회 의장까지 역임한다. LG전자 소속으로 14년 만에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 조 부회장은 단독 CEO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LG전자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1인 CEO 체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이날 주총에서 한성숙 대표이사 내정자와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을 이사회 멤버로 선임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네이버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를 한꺼번에 교체하며 회사 창립 이래 가장 큰 변화를 맞았다. 변 회장은 셋톱박스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기업인 휴맥스를 키워 ‘벤처 1세대’로 상징되는 인물이다. 창업주인 이해진 의장은 유럽에서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는 등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 대표는 7년간 네이버를 이끌어 온 김상헌 대표의 후임자로 네이버를 기술 플랫폼으로 변화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김범수 이사회 의장을 재선임하고 송지호 패스모바일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김 의장, 송 대표와 임지훈 대표가 카카오 사내이사를 맡으면서 3인 체제가 구성됐다. 송 대표는 카카오가 2015년 5월 패스를 인수한 뒤 인도네시아 서비스를 총괄해 왔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을 통한 수익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플러스친구에 챗봇을 적용하거나 게임 채널 ‘게임별’을 통한 수익, 광고 수수료 등 구체적인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사업 분야에서 차별화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주총에서 LG유플러스는 실적 개선으로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을 350원으로 올려 지급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주총 이후 기자들을 만나 “3등이 1등과 똑같이 하면 1등이 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최근 KT와 잇달아 제휴한 데 대해선 “2등과 3등이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업무적으로 필요한 제휴를 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사업적 관계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