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사무엘은 있다

입력 2017-03-18 00:00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입니다. 500년 전 로마 가톨릭의 가장 큰 문제는 당시 영적 지도자인 교황청의 사제들, 즉 목회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이 신자들을 잘못 이끌다가 자신들의 발등을 찍었습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 3일 ‘2017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국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20.2%만 ‘신뢰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51.2%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고 28.6%는 ‘유보적’이라고 했습니다.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 역시 낮았습니다. ‘목회자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가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가 50.2%, ‘믿음이 간다’가 20.5%였습니다. 목회자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으로는 ‘윤리, 도덕성’이 49.4%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목회자는 영적 지도자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기대치는 일반인들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 기대치는 한 분야만이 아니라 도덕성, 인성, 지성 등 여러 분야에서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중에 목회자는 영적인 지도자인지라 영성이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됩니다.

본문 배경은 사무엘의 어린 시절입니다. 당시 제사장인 엘리의 가정은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엘리의 아들들은 행실이 나빠 여호와를 알지 못하더라’(삼상 2:12) 제사장 아들들이 여호와를 몰랐습니다. 이들은 선량한 백성들의 제물을 가로챘고 회막 문에서 수종드는 여인들과 동침했습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심각한 직권남용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아버지인 엘리에 대해 ‘그가 자기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하되 금하지 아니하였다’고 했습니다.

성경은 엘리를 매우 늙었다고 했습니다. 본문에서는 ‘눈이 점점 어두워가서 잘 보지 못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의 나이는 98세였습니다. 이런 묘사들은 그의 육신적인 노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적인 타락까지 이야기합니다. 제사장의 이런 영적 타락의 결과로 이스라엘은 4장에서 하나님 임재 상징인 법궤조차 블레셋에게 빼앗기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무엘입니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을 부르시는지라’(삼상 3:4) 하나님은 직책이나 연령이나 외모에 연연하지 않으시고 사무엘을 부릅니다. 눈이 점점 어두워가는 시기, 하나님의 말씀은 홍수인데 정작 들려지는 말씀이 거의 없었던 그때에 하나님은 깨끗한 사람, 기도의 사람인 사무엘을 두셨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인 오늘,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서글픈 현실과 많은 분야의 지도자들에게 실망하고 있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사무엘이 이 나라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바로 당신입니다. 이 시대의 사무엘이 한국교회 성도 여러분인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신윤진 목사(충남 부여중앙 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