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20년 대북정책 실패 北위협 맞선 새 접근법 필요”

입력 2017-03-16 17:38 수정 2017-03-16 21:27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6일 도쿄 외무성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뉴시스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6일 “과거 20년간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대북 어프로치(접근법)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NHK방송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 중인 틸러슨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에 이같이 말했다.

틸러슨은 “그동안의 대북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은 오히려 커졌다”면서 “새 대북 접근법이 필요하며 특히 한·미·일의 협력 강화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틸러슨은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만들고 있는 새 대북정책을 일본 측에 설명했고, 기시다는 이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틸러슨은 중국을 향해 “북한 비핵화에 도움이 되도록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시다도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선 6자회담 의장국이자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틸러슨은 아울러 “북한과 북한 주민들은 미국이나 주변국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면서 “도발 행동을 자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틸러슨은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역사 문제를 다루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안다”면서 “미국은 합의를 지지하고 있으며 양국이 조속히 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틸러슨은 17일 오전 한국을 방문한다. 입국 직후 비무장지대(DMZ)에 들른 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예방한다. 이어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진행한다. 틸러슨은 18일에는 중국으로 간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틸러슨이 방중하면 북핵 문제를 주된 의제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현재 한·미 양국의 최우선 안보 현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공조를 더욱 긴밀히 해나가기로 했다”고 국가안보실 관계자가 전했다.

앞서 김 실장은 워싱턴DC 덜레스 공항에 도착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는 계획대로, 절차대로 진행 중이며 중국의 사드 반발은 동맹 간 공조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중 북한대사관은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반대하며 사드 배치는 아시아 전략 균형을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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