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신학대학원대 정창균 신임총장 “신학의 현장화, 신학교의 대중화 필요”

입력 2017-03-17 00:11
정창균 합동신학대학원대 총장이 15일 경기도 수원 영통구 합동신대 총장실에서 자신의 교육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원=강민석 선임기자

한마디로 강직해 보였다. 1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합동신학대학원대에서 만난 이 학교 정창균 총장에 대한 첫 인상이다. 지난달 28일 합동신대 제 10대 총장으로 취임한 그의 교육관은 명확했다.

“제자들이 어떻게 하면 성공한 목회를 할 수 있느냐고 물어요. 화려한 프로그램 등에 의지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을 탐독하며 거기서 얻은 진리를 전하는 데 주력하라고 당부합니다. 그러다보면 수적으로 부흥하는 교회가 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세상의 기준에서는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죠. 그러나 예수님이 보시기에도 그럴까요?”

정 총장은 ‘신학의 현장화’를 강조했다. “신학을 한다면서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데 그치면 안됩니다. 기독교 교리에 능통한 것을 넘어 성도들이 삶의 현장에서 그 신학을 적용해 크리스천으로서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정 총장은 같은 맥락에서 ‘신학교의 대중화’ 역시 필요하다고 했다. “신학교는 교회 지도자를 가르쳐야 하는 동시에 교회를 가르쳐야 합니다. 때문에 단순히 학생들을 가르쳐 내보내는 것에 그치지 말고 교회 현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성도들이 자유롭게 신학교를 드나들며 신앙 인격을 연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합동신대 차원에서 교단의 신학을 알리는 세미나와 포럼 등을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꽤 오래전부터 대두된 ‘한국교회의 위기설’에 대해 정 총장은 “위기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안에서 소망을 봐야 한다”고 했다. “성도들이 앞 다퉈 교회를 찾고 재정이 넘쳐나던, 소위 부흥기가 끝났다고 ‘망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 시절을 지나 오히려 우리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선 겁니다. 고통과 모욕, 소외와 가난을 감내하면서 오히려 교회가 탐욕을 버릴 수 있고 진정 교회다워질 수 있습니다.” 그는 한국교회 위기 극복의 방안으로 ‘신앙회복 운동’을 제시하며 오직 기도를 통해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주장을 가이드라인 삼아 합동신대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정암 박윤선 목사님은 합동신대를 세우며 ‘기도를 정밀하게 하는 학교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하셨습니다. ‘죽기내기로 하는 기도’ ‘자기를 던져 넣는 투신의 기도’ ‘생사결단의 기도’가 필요한 때입니다. 기도를 정밀하게 하면서 경건을 체질화하는 복음의 일꾼을 양성해 한국교회의 위기 극복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 총장은 전북대와 합동신대를 졸업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텔렌보쉬대에서 설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3월부터 합동신대 교수로 봉직해왔다.

수원=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