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몰린 서울지역 로스쿨

입력 2017-03-17 05:01

서울 주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있는 집’ 자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학생 10명 중 7명을 소득 상위 20% 자녀로 채워 귀족학교로 불려도 손색없는 곳도 있었다. 저소득층은 경제적 배려대상자 전형 등으로 진입 통로가 있어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중간소득 계층은 매우 희박했다. 소득 격차가 학력 격차로 대물림되는 꼭짓점에 로스쿨이 위치하고 있다.

교육부는 ‘2017학년도 1학기 로스쿨 취약계층 장학금 신청자 소득분위’를 16일 공개했다. 로스쿨 장학금은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된다. 장학금을 신청하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10분위까지 재산과 소득 수준이 드러나게 된다.

서울 주요 로스쿨은 부유층 자녀를 위한 학교였다. 고려대의 경우 9·10분위로 판명된 인원이 135명이었다. 9분위는 월 소득 인정액이 982만8236∼1295만5402원인 상위 20% 가구이고, 10분위는 1295만5402원을 넘는 상위 10%를 말한다.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아 고소득층으로 간주할 수 있는 장학금 미신청자는 134명으로 추산됐다. 9분위 이상과 장학금 미신청 인원을 합하면 고소득층 수가 나오는데 고려대 로스쿨 정원(360명)의 74.72%에 달했다.

반면 기초∼2분위는 33명이었다. 중간 계층에 해당하는 3∼8분위는 50명에 불과했다. 6개 분위를 모두 합쳐도 13.8%에 불과했다. 고려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고소득층 추정 비율이 70%를 넘긴 곳은 이화여대(70.33%) 한양대(70%) 등 모두 세 곳이었다. 서울대는 69.33%, 연세대도 66.66%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표 참조). 고려대와 마찬가지로 저소득층 비율은 상대적으로 많고 허리가 빈약한 소득 분포를 보였다.

지방 로스쿨은 비교적 고른 소득 분포를 보였다. 원광대는 고소득층 비율이 43.33%였다. 기초∼2분위 저소득층은 44명으로 집계돼 24.44%였다. 3∼8분위는 51명으로 28.33%였다. 고소득층 비율이 절반 미만인 곳은 영남대(43.81%) 강원대(47.5%) 전남대(48.05%) 전북대(49.16%) 제주대(49.16%) 등 6곳이었다.

교육부는 중간 계층 학생들이 로스쿨에 더 많이 진학하도록 올해 2학기부터 로스쿨 수업과 직장을 병행할 수 있는 야간 수업을 허용키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로스쿨 진학을 위해 직장 포기가 망설여지는 학생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