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 비박계(비박근혜계) 진영 사이에 볼썽사나운 ‘바람피운 남편’ 논쟁이 일고 있다. 비박 의원들이 친박계(친박근혜계) 세력과 결별해 한국당을 탈당하는 것을 ‘이혼’으로 비유하다가 빚어진 일이다.
바른정당 김성태 사무총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진회의에서 “한국당에서 각방을 쓰고 있는 분들께 말한다”면서 “남편이 바람을 피웠으면 당당하게 이혼하는 게 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편이 바람을 피웠는데 이혼하지 않은 것은 구시대적이고 봉건적인 사고”라고 비판했다.
‘바람피운 남편’ 논쟁은 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촉발시켰다. 나 의원은 지난 14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탈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남편이 바람피웠다고 본처가 이혼해주면 남편만 좋은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어 “잘못된 분들이 나가야지, 우리가 싫다고 떠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바람피운 남편’ 논쟁은 국민들의 눈살만 찌푸리게 할 것이라는 비난 여론이 높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아무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을 들락거리는 친박 의원들이 밉더라도 ‘삼성동 십상시’라는 표현은 과한 데가 있다”면서 “‘바람피운 남편’ ‘이혼’ 등 부적절한 표현은 삼가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이종선 기자
바른정당―한국당 비박, ‘바람피운 남편’ 꼴불견 말싸움
입력 2017-03-16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