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에게 파란 하늘은 사치품이 될 수 없다. 스모그 대응을 강화하겠다.”
중국 리커창 총리는 1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행사 때만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 ‘맑은 하늘’이 사치품이 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러나 그의 말이 무색하게도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자마자 스모그가 베이징 등 수도권을 덮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6일 오후 2시 현재 베이징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178㎍을 기록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7배를 넘었다. 이 수치는 한때 217까지 치솟았다. 불과 이틀 전인 양회 기간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당 100㎍ 이하를 기록하며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고 SCMP는 전했다.
양회 직후부터 대기오염이 심각해진 것은 양회 기간 가동을 멈췄던 수도권 일대 공장들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스모그는 17일에도 베이징과 허베이 등 수도권을 강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SCMP는 중국의 대기오염을 기준치 이하로 엄격하게 관리한다면 연간 300만명의 조기 사망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했다.
노석철 기자schroh@kmib.co.kr
양회 끝나자 베이징 덮친 스모그
입력 2017-03-17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