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황 대행 지지자들이 옛 여권과 중도·야권 성향 후보들로 분산돼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최대 수혜자는 홍준표 경남지사로 보인다. 보수 1위 후보가 황 권한대행에서 홍 지사로 바뀌는 흐름도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는 MBN 의뢰로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 직후인 15일 오후 전국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황 권한대행 지지자 중 32.4%가 홍 지사 지지로 옮겨갔다. 안희정 충남지사로 옮겨간 비율은 14.9%였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게는 11.6%가 이동했다. 안 지사와 안 전 대표에게 옮겨간 비율을 모두 합하면 26.5%나 된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8.0%, 손학규 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5.3%를 각각 덤으로 얻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으로 옮겨간 비율은 각각 3.7%, 3.6%로 나타났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에게는 1.8%가 옮겼다. 지지율 1위를 달리며 ‘대세론’을 이어가는 문 전 대표에게 이동한 비율은 1.6%로 가장 낮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황 권한대행의 지지자들이 알려진 것처럼 친박(친박근혜) 지지자들로만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수와 중도·야권으로 분산됐다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황 권한대행 지지자들은 탄핵 반대세력뿐만 아니라 문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반(反)문재인 세력’들로 구성됐다”면서 “친박 표는 홍 지사에게 갈 가능성이 높고, ‘반문 표’는 문 전 대표 대항마인 안 지사나 안 전 대표로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황 권한대행 지지자들은 전통적인 보수층이고, 이들은 일단 홍 지사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되면 반문 보수층이 문 전 대표를 누를 수 있는 유력 주자에게 쏠릴 것”이라며 “이 경우 안 전 대표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유 의원과 남 지사가 큰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한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배 본부장은 “황 권한대행 지지층이 유 의원과 남 지사를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 권한대행 불출마 선언 이후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문 전 대표는 37.1%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안 지사는 16.8%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안 전 대표와 이 시장이 각각 12.0%, 10.3%의 지지율로 3, 4위를 기록했다. 황 권한대행 불출마의 덕을 가장 크게 본 홍 지사는 7.1%의 지지율로, 보수 후보 1위로 뛰어올랐다. 전체 순위는 5위다. 유 의원은 4.8%를 기록했다.
서울신문·YTN이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29명을 대상으로 1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선 안희정 지사가 ‘황교안 불출마’ 효과로 20%대 지지율을 회복했다. 대선후보 지지도는 문 전 대표(31.4%), 안 지사(20.2%), 안 전 대표(11.4%), 이 시장(9.2%), 홍 지사(5.9%), 심 대표(2.0%), 유 의원(1.6%) 등 순이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하윤해 이종선 기자 justice@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흩어지는 黃 지지자… 홍준표로 32.4%, 安·安에 26.5% ‘이동’
입력 2017-03-16 18:18 수정 2017-03-16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