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전북 익산 반석성결교회(윤호웅 목사) 주일예배 때 진석장학회 장학생 12명이 강단에 섰다. 장학생들은 모두 교회 주최 성경암송대회에서 잠언 1장 전체를 3분30초 안에 외운 학생들이었다.
진석장학회는 2014년 이병진 원로목사가 퇴직금 1억원을 쾌척해 설립한 단체다. 이자수익과 장학헌금이 적립돼 3년 만에 1000만원이 모였다. 이 원로목사와 윤호웅 목사는 첫 번째 장학금 수혜자에게 단순히 장학금만 전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성경암송을 장학생 선정 기준에 넣기로 했다.
윤 목사는 16일 “장학금만 지급하면 수혜자 입장에서 당장 받을 땐 기쁘지만 금세 감동을 잊게 마련”이라며 “다음세대가 성경말씀을 평생 삶의 지표로 삼도록 성경암송을 장학금 신청 필수조건에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원로목사와 윤 목사는 머리를 맞대고 깐깐한 장학금 지급 기준을 만들었다. 총점을 100점으로 하고 지난해 교회 출석률 33%, 각종 사회봉사·선행 실적 33%, 성경암송 34%를 반영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자격기준을 높이자 장학금 신청자들의 도전의식도 높아졌다. 지난달 25일 열린 암송대회에는 총 61명이 응시했다. 오전에는 유초등부와 중등부, 오후에는 고등부와 대학부 성경암송대회를 열었다. 심사위원 6명이 초시계를 재면서 태도와 전달력을 점수로 수치화했으며, 잠언 1장 1004자를 한 자씩 체크하면서 정확성 점수를 매겼다.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암송한 학생은 유년부에서 1명, 초등부 2명, 중등부 2명, 고등부 6명, 대학부 1명이 나왔다. 장학금은 총점과 연령에 따라 20만∼50만원씩 차등 지급했다.
장학기금을 내놓은 이 원로목사는 “말씀을 암송한 청소년은 죄를 지으려 할 때 말씀이 생각나 그 행동을 멈추게 된다”면서 “특히 잠언은 삶의 지혜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방법 등이 담겨 있어 청소년에게 꼭 필요한 말씀”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성경을 아는 것은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최고의 방법”이라며 “한국교회의 미래는 말씀을 암송하는 다음세대에 있다. 지금은 말씀으로 무장한 다음세대를 키우는 데 힘쓸 때”라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익산 반석성결교회 특별한 장학금 전달… “성경은 평생 삶의 지표 암송해야 장학금 지급”
입력 2017-03-17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