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시들’… 증권·수출주 ‘신바람’

입력 2017-03-16 18:57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로드맵에 우리 주식시장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연준이 올해 3회 인상이라는 ‘느긋한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유리하다고 여겨졌던 은행주는 풀이 죽은 반면 불리할 것으로 보이던 증권주와 수출주는 바람을 탔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주들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IBK기업은행이 1.18% 떨어졌고 하나금융지주가 1.12%, 우리은행이 0.73% 하락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장 막판에 간신히 반등했다. 이달 들어 9.7%나 올랐던 KRX은행지수는 0.31%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11.6원 떨어진 113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준금리 상승 시에 원·달러 환율은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팀장은 “시장에선 올해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를 것으로 전망해 미리 은행주나 달러화를 매입하는 수요가 많았다”며 “발표가 예측과 달라지자 급히 이를 정리하면서 일시적으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증권주는 날아올랐다.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느릿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이탈할 가능성도 낮아진 까닭이다. 키움증권은 7.34% 상승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은 3∼4%대 강세를 보였다.

달러화 강세가 누그러질 것이란 기대에 해운·조선·철강 등 수출 관련 종목도 상승했다. 대한해운과 현대상선이 각각 6.79%, 2.55% 올랐다. 포스코는 5.05%, 현대미포조선은 6.79% 뛰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06% 오른 209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나흘째 사상 최고가 행진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현지시간으로 16일 예산안 초안을 내놓으면 1∼2주는 차익실현 매물로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국내 기업 실적이 워낙 좋은 데다 다음 달 있을 미·중 정상회담, 국내 대통령 선거 후 경기부양 기대감 등으로 상반기까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