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으로부터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 ‘검토 거절’ 굴욕을 당한 대우건설이 연말 최종 감사보고서에선 적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하락했던 대외적 신뢰를 회복했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의 기업가치 회복을 두고 매각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판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지정감사를 받고 있는 안진회계법인의 지난해 연말결산 감사결과 ‘의견적정’을 받았다고 16일 공시했다. 안진은 지난해 3분기 자료 미비를 이유로 대우건설 분기보고서 검토를 거부했다. 이후 대우건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지난해 11월 말부터 2달간 국내외 현장에 대규모 회계실사를 실시했다. 4분기에는 7000억원대의 영업 손실을 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도 단행하며 자구 노력을 기울인바 있다.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는 사라졌지만 산업은행의 고민은 여전하다. 당초 산은은 다음달 매각공고를 내고 매각 주간사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2010년 ‘KDB 밸류 제6호’ 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50.75%)을 인수한 산은은 지난해 10월 이사회를 열고 오는 10월까지 지분을 전량 매각키로 결정했다.
문제는 대우건설의 기업가치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데 있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주당 6000원대다. 산은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주가(1만8000원)와 비교할 때 30% 수준이다. 그대로 매각을 진행할 경우 산은은 최대 1조7000억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8일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산은 기준으로는 1만3000원 정도 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건설업계에선 산은이 펀드 만기를 1년 연장해 대우건설 기업 가치를 최대한 회복한 뒤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장미 대선 등으로 다른 이슈에 묻힐 경우 주가 회복은 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적정 의견 회복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라 매각 시점과 관련한 산은의 판단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삽화=이은지 기자
[비즈카페] 감사보고서 적정 평가 받아 시름 던 대우건설
입력 2017-03-16 18:41 수정 2017-03-16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