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년 전보다 더 팍팍해진 삶의 질

입력 2017-03-16 17:27
한국 사회에 불신이 더해지고 삶의 질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규모가 커지는 것과 무관하게 좋은 삶은 유지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5일 발표한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포용·신뢰·역동성·희망·협조 등 5가지 영역에서 10년 전에 비해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포용’과 ‘배려’ 부문에서 기준인 10점보다 훨씬 낮은 3.79점과 3.80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보다 1.23점, 1.47점 낮은 것이다. ‘협조’의 경우 10년 전과 비교할 때 1.19점 낮게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 차별과 소외 현상 등이 확산돼 불신의 늪이 더 공고해지고 있음을 드러낸 결과라고 진단했다.

또 이날 통계청과 ‘한국 삶의 질 학회’가 공개한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를 보면 2015년 기준 이 지수는 111.8로 기준 연도인 2006년에 비해 1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28.6%였다. 삶의 질이 경제성장률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특히 통계 작성 과정에 가계부채와 비정규직 문제 등이 포함되지 않아 체감 간극은 더 심각할 것으로 지적됐다.

두 조사 결과는 되새겨볼 만한 시사점을 제공했다. 삶의 만족도와 경제발전의 상관관계가 점점 옅어지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소득 증대가 곧 ‘웰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그렇다면 정부 정책의 방향도 바뀌어야 한다. ‘잘사는 삶’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것이 아닌 ‘좋은 삶’에 대해서도 보다 고민을 많이 해야겠다. 이제는 무엇을 위한 경제성장인지 진지하게 되돌아볼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