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3월 17일] 누가 무너진 성을 세울 것인가

입력 2017-03-17 00:02

찬송 : ‘사랑하는 주님 앞에’ 220장(통 278)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느헤미야 2장 1∼10절

말씀 : 느헤미야는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다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약 1600㎞나 되는 먼 거리를 달려 예루살렘으로 옵니다. 그는 예루살렘 성이 어떤 상태인지 조사하기 위해 밤중에 시찰합니다. 페르시아 궁에 머물 때 들었던 것처럼 예루살렘 성벽의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둘러본 후에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주민들을 불러 모읍니다. 다 같이 성벽을 쌓자고 독려합니다. 느헤미야가 오기 전까지 예루살렘 거주민들은 무너진 성을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성벽 재건을 시도할 때마다 적들이 방해하는 바람에 실패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예루살렘 주민들 중 상당수는 바벨론에 끌려갔다가 귀향한 이들이거나 그 후손이었습니다. 유대 땅을 하나님의 나라로 다시 세우겠다는 열망을 갖고 바벨론과 페르시아에 일궈 놓았던 삶의 터전을 버리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뜻대로 되는 것은 없었습니다. 당장 먹고 사는 게 힘들다보니 무너진 성벽을 방치해 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성벽이 무너져 그곳 주민들이 위험 속에 살아간다는 소식을 듣고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온 것입니다. 무너진 성벽을 바라보면서 다시 세울 엄두는 내지 못하고, 외부의 위협 속에서 그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가는 예루살렘 주민들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아닙니까. 이런 시대에 교회와 성도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느헤미야는 흩어진 예루살렘 주민들을 모아서 함께 무너진 성을 쌓자고 독려합니다. 이 시대 교회는 바로 무너진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으로 변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예루살렘 성이 허물어진 마당에 자기 혼자 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방인들이 침입해 약탈해 버리면 끝이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전체가 살기 위해서는 성부터 다시 쌓아야 합니다. 때문에 느헤미야는 패배주의와 개인주의에 빠진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성을 함께 쌓자고 독려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혼자라도 살아남자’고 몸부림치는 세상을 향해 줄 수 있는 교회의 답입니다.

느헤미야서의 핵심 내용은 무너진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유대 공동체가 다시 재건되고 영적으로 회복되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고통 받는 이웃들을 남의 일로 여기지 않습니까. 교회 식구들마저도 남처럼 여기고 무관심한 채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먼저 우리 안에서 강력한 사랑의 공동체가 형성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느헤미야처럼 먼저 자기를 희생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각자도생의 세상 앞에 우리가 살 길은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것임을 삶으로 보여주는 성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 :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이웃을 사랑하라는 이 계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자기 사랑에만 빠져 살아가는 우리의 악함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우리를 교회로 부르시고 하나로 묶어주신 하나님의 뜻을 기억하며, 초대교회처럼 강력한 사랑의 공동체로 회복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한성훈 목사(수원 살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