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김정남 신원 자녀 DNA 샘플 받아 확인

입력 2017-03-15 21:17 수정 2017-03-15 23:33

말레이시아 경찰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지난달 10일 독극물 공격으로 숨진 김정남의 자녀한테서 DNA 샘플을 제출받아 사망자가 김정남임을 최종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정남 시신도 북한 당국이 아닌 직계 가족에게 인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마드 자히드 하미드 말레이 부총리는 15일 “김정남의 자녀로부터 DNA 샘플을 제출받았고, 시신과 비교한 결과 가족관계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자녀 중 누가 DNA 샘플을 제출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남은 중국 베이징의 첫째 부인 신정희와 아들 금솔을 낳았고, 마카오의 둘째 부인 이혜경과 아들 한솔, 딸 솔희 남매를 뒀다. 김한솔은 지난 8일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 “아버지는 살해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0일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살해당한) 김철이 김정남임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말레이 경찰은 어떻게 김정남의 신원을 확인했는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에 일부 언론에선 김정남 신원 확인을 위해 중국 당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말레이 현지 매체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김정남이 사망할 당시 부인과 아들의 얼굴이 새겨진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고, 이것이 신원을 확인하는 2차 증거로 활용됐다.

김정남은 목걸이 이외 명품인 파텍필립 시계와 미화 1만 달러(1150만원), 염주 등을 갖고 있었다.

하미드 부총리는 김정남의 유해를 유가족에게 양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현지 언론은 북한에 억류된 말레이 국민들의 안전한 귀국을 위해 북한에 시신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