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가 결정되자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발동하는 등 경제와 문화계 전반에 걸쳐 보복성 조치의 수위를 높여가는 추세다.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중국을 상대해야 하는 걸까, 중국은 어떤 국가일까.
이 같은 질문에 답을 구하려면 중국 관련 서적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공교롭게도 최근 서점가에는 한중 관계의 미래를 내다보거나 중국의 특성을 살핀 책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책으로는 소설가 복거일씨가 다시 펴낸 ‘한반도에 드리운 중국의 그림자’(북앤피플)를 꼽을 수 있다. 저자가 2009년 처음 내놨던 책의 개정판으로 사드 배치와 관련, 중국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저자는 “중국이 사드 배치를 거세게 반대하는 것은 이를 결단코 막겠다는 생각에서가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중국의 본심은 그것을 협상의 패로 삼아서 다른 논점들에서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것”이라며 “중국이 사드 배치에 처음 이의를 제기했을 때 한국 정부는 북한군의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단호하게 밝혀야 했다”고 지적한다.
사드가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주장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점, 중국이 ‘시비를 위한 시비’를 걸고 있다는 사실 등도 거듭 강조한다. 중국의 민족주의적 성향이나 권력 구조 등도 전한다. 한글과 영문 병렬판으로 제작됐으며, 영어 번역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생인 박윤빈씨가 맡았다.
중국 윈난(元南)성 한 신문사에서 삽화가로 일한 작가 리쿤우와 프랑스인 필리프 오티에가 펴낸 ‘중국인 이야기’(아름드리미디어)도 관심을 끄는 신간이다. 700페이지가 넘지만 만화여서 술술 읽히는 게 강점. ‘샤오리’라는 인물을 통해 중국의 현대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특히 과거 마오쩌둥 치하의 중국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총 3부작으로 구성된 합본호로 낱권으로 출간됐을 때 1부는 프랑스 언론인비평가협회가 뽑은 ‘최고의 아시아 만화’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창호스피치리더십연구소 대표인 이창호씨가 내놓은 ‘시진핑 리더십’(벗나래)은 15억 중국인을 이끄는 리더 시진핑 국가주석의 삶과 철학을 전하는 책이다.
2012년 11월 공식 출범한 시진핑 정부는 ‘중국의 꿈(中國夢)’을 대대적으로 공표했다. 빈부격차를 완화하고 부국강병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시진핑의 리더십은 중국 지도자들의 리더십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것”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시진핑은 북으로는 실크로드, 남으로는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경제 공동체를 꾸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향후 중국이 경제력을 기반으로 정치, 문화적 지배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전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사드 보복’ 중국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 눈길 끄는 책 잇단 출간
입력 2017-03-1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