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의 가격변동에 소비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일반의약품의 경우는 대체로 가격이 인상되는데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최근에도 파스, 소화제 등 일부 품목에 대해 5∼10% 인상됐거나, 인상될 예정인데 대부분 다소비 품목이다. 인상 이유도 ‘수입 원자재의 가격상승에 따른’ 이라며 매번 같다. 하지만 원자재를 수입하는 다른 제품의 가격인상은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매출 증대를 위한 꼼수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전문의약품의 경우 대체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이 인하(특허만료 등)되는데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로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크다. 반면 제약사로서는 직접 매출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안마련에 고심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우선 홍보에서 오리지널 제품으로서의 장점과 가격인하에 따른 환자부담감소를 강조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트윈스타(사진)’의 경우 제네릭의 출시로 지난 2월 약가가 인하됨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트윈스타는 심혈관계 보호효과에 대해 허가 받은 유일한 ARB 성분인 Telmisartan original을 포함한 복합제(ARB+CCB)로써 다양한 임상을 통해 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고혈압 치료제”라며, “이번 약가 인하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어 오리지널 고혈압 치료제로써의 혜택을 더 많은 고혈압 환자들에게 전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과 프로그램을 꾸준히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초 약가 인하 후 변경된 가격에 대한 정보를 시장에 전달했으며, 향후로도 오리지널 제품과 제네릭 제품 비교에 대한 논문 자료 및 경쟁품 대비 차별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 들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GSK 남성형 탈모치료제 ‘아보다트’는 올해 초 약가가 23% 추가 인하되며, 특허만료 이전의 절반수준인 709원으로 낮아졌다. 이후 GSK는 탈모 치료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던 남성 환자들이 보다 쉽게 치료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남성형 탈모 치료제는 꾸준히 먹어야 하는 약인만큼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복용을 망설이는 환자가 많은데 이번 약가 인하로 처방비·조제비를 합쳐도 한달 2만5000원 수준으로 부담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한국GSK 관계자는 “특히 이번 아보다트의 약가 인하는 더 많은 남성들에게 탈모 치료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환자들이 가격적인 부담 없이 오리지널 탈모 치료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제약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케어를 비난하며 보건의료시스템의 변화는 예상됐지만 바로 자국의 제약계 관계자들과 만나 약가인하를 강조하면서 국내 제약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국내 제약계의 분석은 다양하다. 우선 외국계 제약사와 가격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이 자국산업 보호정책을 함께 추진하기 때문에 오히려 해외진출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또 의약품 허가절차에 대해 ‘느리고 번거롭다’는 트럼프에 지적이 있어 빨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국내 제약사로서는 해외 진출 의약품의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조민규 기자
오리지널 특허만료… 약가인하 홍보로 전환
입력 2017-03-19 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