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행, 결국 “불출마”… 대선 5월9일 확정

입력 2017-03-15 17:43 수정 2017-03-15 21:21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전 기도하는 듯한 모습으로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모으고 있다. 황 대행은 회의에서 국정 안정과 공정한 대선 관리를 위해 고심 끝에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지난 2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라는 성경구절을 인용한 바 있다.이병주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5일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은 당초 알려진 대로 5월 9일로 지정됐다.

황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국정 안정과 공정한 대선 관리를 위해 제가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대선 참여를 바라는 국민들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고심 끝에 현재의 국가 위기 대처와 안정적인 국정 관리를 미루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보다 큰 역할을 해 달라고 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는 표면적으로는 유례없는 대통령 궐위 상황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선기간이 5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권한대행마저 자리를 비우면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로 선거 관리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판단이다. 출마 시 ‘박근혜정권 심판론’에 부닥쳐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현실적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정체도 출마 의지를 약화시켰다. 황 권한대행은 “두 달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를 엄정하고 공정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정부는 또 박근혜 전 대통령 궐위에 따른 대선일을 5월 9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번 선거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5층에 ‘제19대 대통령 선거 공명선거 지원상황실’을 열어 선거일까지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황 권한대행은 “선거를 공명정대하게 관리하고, 당면한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 여러분의 협조와 성원 그리고 정치권의 협력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 출마 변수 해소 및 선거일 지정으로 본격적인 조기 대선 국면에 돌입한다. 선거 출마를 원하는 공직자는 선거 1개월 전인 4월 9일까지 공직을 그만둬야 한다. 4월 15∼16일은 후보 등록기간이고, 같은 달 25∼30일은 재외국민 투표가 이뤄진다. 사전투표는 5월 4∼5일 이틀 동안이다. 선거운동은 4월 17일부터 선거 전날인 5월 8일까지 22일간 진행된다. 선거 당일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글=김현길 라동철 기자 hgkim@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