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유플 공동전선, 이번엔 음원 서비스 동맹

입력 2017-03-16 00:00

KT와 LG유플러스가 음원 서비스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한다. 이동통신 업계 경쟁이 점점 플랫폼 중심으로 흐르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업계 2, 3위인 KT와 LG유플러스가 적극 협력하는 모양새다. KT뮤직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LG유플러스가 KT뮤직 지분 15%를 267억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참여 형식은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다.

LG유플러스는 KT뮤직의 2대 주주가 되며 이사회 9석 중 1석을 확보했다. KT뮤직은 사명을 '지니뮤직'으로 바꾼다. 법인명 변경은 30일 주주총회에서 의결된다.

LG유플러스가 경쟁사인 KT에 지분 투자를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로 평가된다. 음원 서비스는 이통사의 현재와 미래에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 게 보편화하면서 음원 서비스의 유료 이용자는 계속 늘고 있다. 이통사 입장에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다. 또 최근 들어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을 준비하면서 음원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과거 자회사였던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에 인수된 이후에도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KT는 KT뮤직을 통해 ‘지니’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음원 사업이 없다. 이번 투자는 핵심 콘텐츠인 음원 분야에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현재와 미래를 대비하려는 LG유플러스의 요구가 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상반기 내로 지니를 포함한 다양한 신규 음악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기반의 큐레이션 서비스 등 음원과 연계한 다양한 부가서비스 개발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KT와 LG유플러스는 “경쟁 통신사 간 단순한 사업협력을 넘어 공동 투자자로서 협력관계를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KT와 LG유플러스가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건 처음이 아니다. 양사는 지난해 11월 사물인터넷(IoT) 시장 공략을 위해 NB-IoT 상용화를 함께 추진키로 했다.

SK텔레콤이 다른 IoT 규격인 로라(LoRa)로 시장에 진입하려고 하자 KT와 LG유플러스가 NB-IoT로 손잡고 함께 대응에 나선 것이다. IoT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표준 규격이 중요하다. 아직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표준이 없는 만큼 함께 시장을 만들어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2월에는 내비게이션 서비스에서도 손을 잡았다. 양사는 아이나비의 내비게이션을 함께 사용하며 이용자의 사용 데이터를 공유키로 했다.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다양한 위치기반 서비스와 연동하기 위해선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가 필요한데 양사가 각각 운영하던 내비 서비스는 SK텔레콤 T맵에 비해 사용자가 적었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