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실업자 수가 1999년 8월 이후 최고치인 135만명을 기록했다. 2개월째 100만명을 웃돈 것으로 고용시장에 뛰어드는 구직자 때문에 일시적으로 실업자가 늘어나는 ‘2월 효과’를 감안해도 기세가 심상찮다. 2013년 이후 ‘2월 실업자’ 수는 4년째 증가세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 집계를 보면 고용시장의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2013년 2월만 해도 전체 실업자는 99만명이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던 시점이다. 1년 뒤인 2014년 2월에는 100만명을 넘어선 117만8000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증가 속도는 한층 가팔라졌다. 2015년 2월 120만명을 돌파하더니 지난해 2월 13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한 135만명까지 올라섰다. 실업자가 대폭 늘면서 실업률도 2010년 1월 이후 7년 만에 5.0%을 넘어섰다.
실업률 5%는 통계청이 실업자 집계 방식을 바꾼 1999년 6월 이후 최고치다. 당시 통계청은 4주 이상 구직활동을 하는 이들을 실업자에 포함하기로 했다. 그 이전까지는 1주 이상 구직활동을 하면 실업자로 잡았다.
연령별로는 30대 실업자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기준으로 30∼39세 실업자는 21만4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보다 7.5%나 늘었다. 반면 20∼29세 실업자는 51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5% 줄었다. 1년 사이 나이를 먹으면서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간 실업자와 직장을 잃은 30대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공무원 시험 등 전통적으로 2월 실업자 수치를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인 공공기관·기업 채용의 규모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도 30대 실업자 증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빈경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실직자들이 재취업에 나서는 경우가 늘면서 실업률 수치가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업자가 급증하지만 ‘질 좋은 일자리’를 찾기는 어렵다.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종사자의 경우 지난달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2000명 감소했다. 비율로는 2.0% 줄어든 수치다. 감소 비율만 놓고 보면 17개 산업군 가운데 가장 큰 폭이다. 이와 달리 창업이 손쉬운 숙박·음식점업은 지난달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2월보다 5만8000명(2.6%) 늘었다. 빈 과장은 “민간에서 채용 장벽을 강화해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자영업에 몰린다”며 “그런 추세가 지난달을 포함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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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135만명… 외환위기 시절로 돌아간 失業대란
입력 2017-03-16 00:03 수정 2017-03-16 0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