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베스트셀러] 왕멍 ‘민심을 얻어야 천하를 얻는다’

입력 2017-03-17 00:05
올해 83세를 맞는 왕멍(王蒙)은 중국을 대표하는 지성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 60여년 동안 장편 ‘청춘 예찬’을 비롯한 소설과 시를 아우르고 다양한 평론과 에세이를 발표했다. 60여권에 이르는 저작은 21개 언어로 번역됐고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자주 거론된다. 1989년 천안문사건 직전까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과 국무원 문화부 장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10년 전부터 ‘노자의 도움(老子的幇助)’과 ‘장자의 질주(莊子的奔騰)’ 등을 통해 도가사상을 재해석한 뒤 유가 사상으로 관심을 옮겼다. 3년 전 ‘천하가 인(仁)으로 돌아간다(天下歸仁): 왕멍 논어를 말하다’를 출간한데 이어 이번 ‘민심을 얻어야 천하를 얻는다(得民心得天下): 왕멍 맹자를 말하다’(저장대학출판사)를 출간했다.

왕멍의 맹자는 유교 고전 ‘맹자’의 비판적 해설서다. 맹자의 인본주의 철학과 선(善)·인(仁)의 개념에 초점을 맞춰 현재에 맞게 어떻게 재해석할 있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책은 맹자의 원문을 풀이한 뒤 왕멍 나름의 비평을 담고 있다. 왕멍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출판 기념 좌담회에서 “맹자는 인간은 선하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면서 “통치자는 바로 이 선의 개념에 기초해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자는 반드시 ‘자신의 인민을 사랑해야 하고 그 결정은 인민을 이롭게 하고 인민의 의지를 따라야 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왕멍에게 노장(老壯)과 공맹(孔孟) 사상은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 그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은 노자의 중요한 주장이지만 ‘자연에 순응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진다’는 개념은 논어에도 등장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