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켈리 교수 “BBC 방송사고, 가족들에게 웃음 줘 행복”

입력 2017-03-16 00:04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가 15일 부산대 본관 세미나실에서 아내, 딸, 아들과 함께 가진 인터뷰에서 BBC 방송사고 상황을 설명한 뒤 다정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산대 제공

“저희는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입니다. 더 이상의 오해나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영국 BBC방송과 ‘탄핵보도’ 생방송 인터뷰 도중 아이들이 방안에 등장하는 방송사고로 큰 화제를 모은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로버트 켈리(45) 교수는 15일 부산대 본관 세미나실에서 가진 국내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가족과 함께 인터뷰에 나선 켈리 교수는 “방송사고 이후 인종차별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부모들에게 일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그러나 영상을 통해 가족들에게 웃음을 주게 돼 오히려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아내 김정아(41)씨가 딸 매리언(4)과 아들 제임스(9개월)를 다급하게 안고 밖으로 나간 상황에 대해 켈리 교수는 “아내는 아이들을 잘 돌보는 프로”라며 “인터뷰 도중 아이들이 놀라지 않도록 부드럽게 밖으로 잘 유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방송사고와 관련해 “인터뷰 후 아내와 다투지 않았고 아이들도 나무라지 않았다”며 “평소 아이들이 자유롭게 아빠 방을 드나드는 습성 때문에 일어난 순수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켈리 교수의 아내 김씨는 일부에서 ‘보모’라고 지칭한 데 대해 “뒤늦게나마 밝혀졌지만 기분 나쁘지 않았다”며 “전 세계가 다문화가정을 이해하고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외국인 부부에 대한 주위의 문의와 시선 등 과도한 관심 때문에 힘들었다”며 “성장기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켈리 교수는 “나쁜 점은 부패가 드러났다는 것”이라며 “좋은 점은 한국 국민들의 평화적인 시위, 헌법재판관들의 법률적인 판단과 정당한 절차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