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의 화두 중 하나는 스트라이크존이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이 1라운드 탈락이라는 참사를 겪은 뒤 타고투저의 원흉으로 지적됐던 스트라이크존을 넓히자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선언했다.
14일 개막된 시범경기부터 확대된 스트라이크존이 선보였다. 예전엔 볼로 판정됐던 공들이 스트라이크로 바뀌는 장면이 자주 보이고 있다. 대체적으로 상하 스트라이크존이 공 한 개가량 넓어졌다. 실제 한화와 LG 경기에서 2회 1사 LG 정성훈의 공격 때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의 세 번째 공은 이전 같으면 볼이었지만 이번엔 스트라이크가 됐다. 시범경기 이틀간 경기당 평균 볼넷은 5.1개였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볼넷(7.46개)보다 현저히 줄었다. 시범경기에 제구력이 그다지 좋지 못한 1.5군 선수들도 많이 나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 시즌 정규리그에는 볼넷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현장 분위기도 대체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LG 양상문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진 것 같다”며 “좌우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높은 공은 확실히 잡아주더라. 심판들도 신경을 쓰는 거 같다”고 말했다. 14일 두산전에서 최고구속 157㎞의 강속구를 뿌렸던 KIA 한승혁도 “확실히 투수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높은 스트라이크를 잡아주면 타자가 볼도 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시즌 바뀐 스트라이크존이 극심했던 타고투저를 완화시키고, 강속구 투수들이 큰 덕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한화전에 선발로 나온 LG 헨리 소사는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덕을 톡톡히 보며 4이닝 동안 탈삼진을 무려 7개나 잡았다.
한편 시범경기에선 비디오판독도 새로 선보였다. 14일 두산과 KIA전에서 8회 국해성의 만루홈런 때 나왔다. 주심은 이전처럼 심판실로 들어가지 않고 보조요원에게 인터컴 장비를 건네받아 착용한 뒤 서울 마포구에 있는 KBO 비디오판독실에서 나온 결과를 전해 듣고 만루홈런을 파울로 번복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구 스트라이크존 넓어졌네… 시범경기 이틀간 평균 볼넷 5.1개, 작년 정규보다 줄어
입력 2017-03-16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