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머무는 관광지’로 변신 중

입력 2017-03-15 17:59
전국 각지의 농촌마을이 체험·체류형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한 ‘그린 투어리즘(Green Tourism)’을 앞다퉈 추진 중이다. 일회성 축제를 통한 관광 경유지에 머물기보다 고소득을 창출하는 ‘힐링 명소’로 자리매김하려는 자구책이다.

1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민선 6기 이후 농촌의 청정 환경을 활용하고 휴양·치유의 수요확대에 발맞춰 도시 관광객을 유치하는 시책이 줄을 잇고 있다. 농촌마을을 휴식과 오락을 접목한 체험·체류형 관광지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충남의 알프스로 불리는 청양 정산면 칠갑산 자락에 자리한 천장마을이 대표적이다. 두메산골인 이 마을에서는 봄 뷰티축제와 여름 조롱박축제, 가을 칠갑산 콩축제, 겨울 얼음분수축제 등 4계절 동안 다양한 축제가 번갈아 열린다. 주민들은 콩영농조합법인 등 마을기업과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설립 등을 통해 새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전남 장성 금곡영화마을도 농촌마을의 한계를 극복하고 관광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영화 ‘태백산맥’ 촬영지인 이 마을은 50가구도 안되는 작은 산촌(山村)이지만 축령산 휴양림과 편백나무 숲, 홍길동 테마파크, 장성호와 입암산성 등 인근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펜션과 민박, 음식점 문을 열어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해 인기몰이 중이다.

전북 진안은 1970년대까지 10만 명 수준이던 인구가 지난해 2만6000명으로 크게 줄자 민선 6기 들어 ‘힐링 숙박단지’를 유치해 스쳐 지나기보다는 머무는 관광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타포니(암벽에 벌집 형태의 구멍이 생기는 현상) 지형인 마이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체류관광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진안군은 마이산 인근 농촌마을의 체험거리와 볼거리, 놀거리를 확충하는 ‘부귀산 별빛고원 조성사업’을 통해 체험·체류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전국적으로 940여 곳의 농어촌휴양마을을 선정해 농촌과 도시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도시의 일상생활에서 탈피해 넉넉한 자연 속에서 여가활동을 즐기려는 도시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중·고 학생들을 초청한 당일 체험관광 위주로 아직까지 농가의 관광소득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남도 문금주 기획조정실장은 “‘그린 투어리즘’ 활성화가 중요하다”며 “농촌마을 고유의 자연경관과 전통문화의 특징을 살린 체류형 녹색관광은 도·농(都·農) 상생의 지름길”이라며 고 말했다.

광주·전국종합=장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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