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달러화 예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자 환차익을 기대하고 돈을 쌓아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달러화 예금 잔액이 579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1월 말보다 27억5000만 달러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기업(23억9000만 달러)과 개인(3억6000만 달러) 모두 달러 보유량이 늘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기업 등이 국내 은행에 맡긴 외화예금을 말한다.
달러화 예금이 늘어난 배경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다. 금리가 오르면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우리 돈으로 환전하지 않고 달러화를 쌓아두는 것이다. 또 금리 상승에 따라 달러화 수요가 커지고, 기업들은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로 더 많은 원화를 바꿀 수 있다.
전체 외화예금도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외화예금 잔액은 679억4000만 달러로 1월 말보다 32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엔화와 유로화 예금액이 각각 27억5000만 달러, 2억4000만 달러 늘었다. 반면 위안화는 11억8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1억7000만 달러 줄었다.
한편 IBK경제연구소는 ‘미국 기준금리 조기 인상 전망과 국내 영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이상 올라간다면 한국은행도 올 연말에서 내년 2분기 사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리면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1.25%)와 같아지기 때문에 국내에 들어온 외국 자본의 유출이 심화될 수 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美 금리인상 기대감에… 달러화 예금 사상 최대
입력 2017-03-15 18:33 수정 2017-03-15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