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정치적 망명’ 언급 강제소환 지연 노린 꼼수?

입력 2017-03-15 18:24

최순실(61·구속 기소)씨 딸 정유라(21·사진)씨 측이 한국 송환이 확정될 경우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정씨 변호사 피터 마틴 블링켄베르는 14일(현지시간) “정씨가 한국으로 돌아갈 경우 신변안전을 우려하고 있다”며 “덴마크 법원이 모든 심급에서 송환을 결정하면 그 다음엔 정치적 망명”이라고 밝혔다.

블링켄베르가 불쑥 정씨의 망명 가능성을 언급한 데에는 덴마크 검찰이 정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월 1일 덴마크 올보르에서 체포된 뒤 현지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정씨는 오는 22일 구금 기간이 만료된다.

블링켄베르는 정씨에 대한 한국 송환 결정 시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으나 법원에서도 이를 뒤집긴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망명이 정씨 송환을 지연시키기 위한 일종의 ‘플랜 B’인 셈이다. 정씨가 망명 대상인지 아닌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만큼 송환 시점을 상당히 늦출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블링켄베르는 “정씨가 분명히 어머니 최씨, 파면된 대통령과 연관돼 있다”며 “정씨가 한국에 돌아가면 매우 큰 반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씨가 어머니 최씨의 입을 열게 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