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면 혼자 가!”…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추진한다

입력 2017-03-15 00:00
영국 하원 의원들이 1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탈퇴 절차를 공식 개시할 수 있는 권한을 규정한 법안을 정부 원안대로 통과시킨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스코틀랜드가 유럽연합(EU)과 결별을 선언한 영국의 발목을 잡고 나섰다. BBC방송에 따르면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13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회에서 다음 주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요구를 중앙정부(영국)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 공식 선언과 협상이 임박하자 두고 보지만은 않겠다는 것이다.

스터전은 주민투표 시기는 내년 가을과 후년 봄 사이로 제시했다. 이 시기는 브렉시트 협상이 마무리되고 결과가 발표되는 때다. 스터전은 “스코틀랜드 주민들이 하드 브렉시트(EU 단일시장·관세동맹 탈퇴)와 독립국가 중에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스코틀랜드 주민들의 이익 수호를 위해 선택권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터전은 지난해 6월 브렉시트 결정 후 줄곧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해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 지역은 브렉시트 반대 득표율이 62%로 찬성 득표율 38%를 압도한 점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더구나 영국이 예상과 달리 하드 브렉시트를 향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독립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가 2014년 진행된 주민투표(독립 찬성 45%, 반대 55%)와는 별개로 재차 치러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코틀랜드 내부에서는 찬반양론이 격돌했다. 다수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스터전의 논리에 힘을 보탠 반면, 스코틀랜드보수당의 루스 데이비드슨 의원은 “분열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투표를 반대했다. 투표를 하려면 영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해 여정이 쉽지만은 않다.

한편 북아일랜드에서도 독립 요구가 일고 있다. 야당인 신페인당 미셸 오닐 대표는 이날 중앙정부가 주민 다수 뜻과는 대척되는 브렉시트를 추진하려 한다면서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