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위에서 조용할 때 귀국하라 했다”

입력 2017-03-14 18:40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독일 도피 생활 당시 자신의 측근에게 “위에서 한국이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했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최씨가 언급한 ‘위’라는 표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가 독일에 머물던 지난해 9∼10월 사이 박 전 대통령과 127회 통화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4일 열린 최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영수(47) 전 포레카 대표는 “지난해 10월 독일 5성급 호텔에서 최씨를 만나 옷가지와 1만2000유로 등을 건네줬다”며 “최씨가 그때 ‘저 위에서 그러는데 한국이 조금 정리되면,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했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대표는 “당시 최씨는 데이비드 윤과 또 다른 젊은 남자와 함께 있었다. 정유라씨는 없었다”며 “최씨에게 ‘요즘 뉴스에 나오는(국정농단) 게 사실이냐’고 물으니 최씨가 ‘삼성에서 5억원 지원받은 거밖에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고 직접 반박했다. 최씨는 김 전 대표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자 “‘한국이 조용해지면 들어오라’는 얘기를 한 게 누구냐”며 “그 말이 맞지 않는 거 같아서,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어서 묻는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그 말씀을 하신 건 맞지 않느냐. 누구라고는 하지 않으셨다”고 답변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검찰서 조사를 받을 당시 “최씨는 내년 크리스마스에 출소하게 될 거다. 최씨와 절대 마주치지 않게 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대표는 법정에서도 “아직도 (최씨가) 많이 무섭다”고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