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풀릴수록 교회 안전 고삐 바짝 죄세요

입력 2017-03-15 00:02
한국전기안전공사 안전점검원이 해빙기를 맞아 주택을 방문해 배전설비를 점검하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박성철 소방교가 지난 9일 서울 영등포소방서에서 소화전 호스 정렬 상태와 관창노즐 결합 상태 점검을 시연하는 모습. 한국전기안전공사, 서울 영등포소방서 제공
최근 화재로 전소된 인천 계양구 재활용센터와 전남 강진 칠량중앙교회(공현섭 목사)의 화재원인은 모두 누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겨우내 얼었던 지반이 해빙기(解氷期)에 녹으면서 전기 배선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서울종합방재센터가 발표한 월별 화재출동통계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3월 출동 건수가 열두 달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 상승, 전기설비 변형 주의

해빙기엔 기온 상승과 함께 결빙된 지반이 녹으면서 건물 내 전기설비가 변형되거나 구조물이 파손될 수 있다. 김형주 한국전기안전공사 재난안전부 차장은 “최근 누전으로 인한 화재 발생 건수가 늘어나는 것도 해빙기에 누수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먼저 지반침하로 인해 손상된 배전설비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전선에 감아뒀던 절연테이프가 벗겨지거나 풀려 있다면 합선 방지를 위해 다시 보강해줘야 한다. 절단부위가 넓어 테이프로 보강이 되지 않거나 배전반·분전반 등 배전설비에 손상이 발견됐을 때는 한국전기안전공사(1588-7500)나 전기공사 전문업체에 문의하는 게 좋다.

누전차단기 정상 작동 여부 확인도 필수다. 겨우내 사용빈도가 높았던 전열기구들을 정리하고 콘센트가 파손돼 있지 않은지도 점검해야 한다. 특히 좁은 공간, 구석에서 장기간 전열기구를 사용했다면 감전사고 예방을 위해 쌓인 먼지를 제거하고 콘센트 마개를 꽃아 두는 게 바람직하다.

교회가 단독 건물을 사용하는 경우 겨울철 가동률이 높았던 보일러실 내부에 균열이 있지 않은지, 누수가 발생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교회의 점등식 현판 제어장치 정상작동 여부도 점검하고 가능하다면 방수형 제어장치를 설치하는 게 좋다. 김 차장은 “상가교회, 미자립교회의 경우 따로 안전관리자를 두기 힘들기 때문에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며 “해빙기를 맞아 실내를 정리정돈하며 대청소하는 것처럼 점검사항을 확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초기진화 위한 점검 필수

전기 안전점검과 함께 화재예방 및 대응을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교회에 비치된 소화기의 외관과 내부를 점검하는 게 우선이다. 먼저 안전핀, 손잡이, 호스 등이 부식되거나 파손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내부의 분말가루 상태는 소화기를 거꾸로 뒤집었을 때 ‘스르륵’하고 모래가 흘러내리는 소리가 나는 것이 정상이다.

박성철 서울 영등포소방서 소방교는 “소화기는 화재발생시 초기진화에 가장 중요한 도구”라며 “소화기 교체주기(제조일로부터 10년)를 확인해 항상 화재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화전의 경우 관창노즐과 호스가 정상적으로 결합돼 있는지 확인하고, 겨울을 지나는 동안 배관이 얼어 있을 수 있으므로 밸브를 조금 열어 배수 상태를 체크한다. 화재감지기와 송·수신기의 연결 상태를 점검하고, 누전으로 정전됐을 때 예비전원으로 정상작동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서재근 영등포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일선 현장에서 더 쉽게 화재예방 점검을 할 수 있도록 최근 매뉴얼을 영상으로 제작했다”며 “유튜브에서 ‘소방시설 점검 표준 매뉴얼’을 검색하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