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주정차 위반 민원 ‘AI’가 해결

입력 2017-03-14 21:30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이 행정 서비스에도 도입된다. 서울 강남구는 한 해 40만건이 넘는 주정차 위반 관련 민원 및 이의신청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이용한 대화형 메신저인 ‘강남봇’을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강남구는 15일 오전 국내 인공지능 전문 업체인 셀바스AI와 강남봇 운영과 관련한 MOU를 체결하고, 30일간 시범 운영 후 다음 달 15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강남봇’은 강남구에서 운영하는 ‘챗봇(Chatbot)’의 이름이다. 챗봇은 메신저에서 채팅하듯 질문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답을 주는 대화형 메신저를 말한다.

주정차 위반으로 적발돼 이의신청을 할 경우, 구청에 서면이나 팩스를 보낼 필요 없이 카카오톡에서 챗봇과 대화하며 질문을 주고받으면 그 내용이 구청으로 전송돼 자동으로 이의신청이 접수된다. 강남봇은 인공지능 기반의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자가학습을 통해 민원인의 질문에 답변할 뿐만 아니라 구제방안 등도 안내한다. 강남봇을 이용하면 주정차 민원 접수 후 민원인에게 결과를 알려주는데 40일이 걸리던 것을 단 하루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강남구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주정차 위반 적발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강남구는 “민원인과 공무원 모두가 편리하고 신속하게 업무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해외에서 챗봇이 고객응대에 활용되는 사례를 벤치마킹해 지난 7개월간 단순·반복 민원이나 양식 작성 등에 인공지능 기반의 민원서비스 도입을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다.

챗봇을 행정 서비스에 도입한 것은 서울시에서 강남구가 처음이다. 강남구는 강남봇 개발에도 직접 참여했다. 기술적인 부분은 셀비스AI가 담당했지만, 강남구는 주민 편의를 위해 서비스가 어떻게 구현돼야 하는지 기획하는 일을 맡았다.

강남봇의 가장 큰 장점은 과태료 납부에 대한 이의신청을 카카오톡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챗봇을 통해 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 친구찾기에서 ‘강남봇’ 또는 ‘강남구 민원봇’으로 검색하면 챗봇과 즉시 대화가 가능하다. 제공되는 기능은 의견진술(이의신청) 작성과 정보제공으로 나뉜다.

강남구는 주정차 민원봇을 시작으로 인공지능형 행정 서비스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주정차 민원부터 시작해 위생, 세무, 여권, 일반 민원까지 순차적으로 확장해 많은 민원 업무를 인공지능 챗봇이 대응하고 답변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