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의 大怒… 저축銀 가계대출 통계오류 문책

입력 2017-03-14 18:49

한국은행이 가계대출 통계 오류를 낸 담당자와 책임자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한은은 14일 금융통계팀장을 직위해제하고, 상급자인 금융통계부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최상급자인 경제통계국장과 실무자인 담당 과장에게는 엄중경고 조치를 내렸다. 직위해제된 금융통계팀장은 경제통계국 내 팀원으로 직책 강등됐다.

이주열(사진) 한은 총재는 전날 임원회의에서 “한은이 지켜온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관련 부서를 질책하고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지시하는 등 대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은은 지난 9일 ‘1월 말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통계’를 공표하며 저축은행의 1월 가계대출 증가폭(전월 대비)이 9775억원이라고 발표했다가 4시간 만에 5083억원이라고 정정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기존에 가계대출에서 제외했던 소상공인 등에 대한 일부 대출을 올해부터 가계대출로 재분류했는데, 한은이 이 같은 사실을 각주 등을 통해 설명하지 않은 채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은은 진상조사를 통해 담당자가 저축은행중앙회로부터 충분히 알아보지 않고 통계를 공표한 것을 확인했다. 한은은 문책성 인사 조치와 함께 가계부채 통계를 편제·공표하는 전 과정을 정밀점검하고 유관기관과의 소통, 대(對)언론 설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은이 이토록 강력하게 조치한 배경에는 통계청의 견제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경준 통계청장은 취임 이후 줄곧 국내총생산(GDP) 추계의 통계청 이관을 주장해 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GDP 추계를 놓고 이 총재와 유 청장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통계 오류는 한은에 뼈아픈 실수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