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에 가까운 북한이탈주민(새터민)들이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인하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만 19세 이상 새터민 480명을 대상으로 인권의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 중 45.4%가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차별당한 적이 있다고 14일 밝혔다. 인권위가 새터민만을 대상으로 인권의식 실태조사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
새터민들은 출신지역 외에 차별을 느끼는 요인으로 학력·학벌, 정규직 여부, 나이, 경제적 지위 등을 순서대로 꼽았다. 차별을 당했을 때 조사 대상자의 27.7%는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시민단체나 새터민 단체에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16.2%에 그쳤다.
새터민들에게 차별을 가하는 집단에 대해 묻자 일반 시민(20.6%)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직장 상사(17.9%), 직장 동료(16.5%)가 뒤를 이었다.
예상대로 북한의 인권 실태는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대상자 중 74.4%가 ‘인권’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공개처형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64%에 달했다. 고문이나 구타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변한 비율도 26%나 됐다.
탈북 후에도 인권 개념을 체계적으로 접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국내에 거주하면서 인권에 대해 자주 듣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54.6%로 절반이 넘었지만 이를 접하는 경로는 대개 TV(63.1%)나 신문·책(16%)을 통해서였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탈북민 절반 “北 출신 이유 차별 경험”
입력 2017-03-14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