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박건찬 차장 징계위 회부

입력 2017-03-14 18:40 수정 2017-03-14 21:36
청와대 경호실에서 파견근무하며 경찰 인사에 폭넓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박건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차장(전 본청 경비국장)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김도형 경찰청 감찰담당관은 “박 차장이 쓴 업무노트를 감찰한 결과 일부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찰은 중앙징계위원회에 박 차장의 징계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1월 7일 이 노트가 언론에 공개돼 논란이 일자 사흘 뒤 감찰에 나섰다. 박 차장이 2014년 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청와대 경호실 경찰관리관으로 일하면서 쓴 노트 11쪽에는 경찰관 이름과 인사 시점 등 그가 경찰 인사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 담당관은 “노트에 기록된 메모 85건 가운데 오기(誤記) 등을 뺀 유의미한 내용은 64건”이라며 “여기에 연루된 224명을 조사한 결과, 박 차장이 자신의 인사권이 미치지 않는 부서나 부대에 연락해 특정 직원이 전보될 가능성을 묻거나 특정 의경을 배려해 달라고 한 사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경 채용시험 응시생에게 미리 합격 여부를 알려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차장이 형사사건엔 외압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담당관은 “노트에 적힌 형사사건은 주요 피의자가 구속돼 검찰로 송치된 사안들인 데다 박 차장이 사건 담당자나 수사에 외압을 넣은 정황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경찰은 박 차장을 중앙징계위에 회부하고, 박 차장에게 인사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한 경찰관 등 7명도 주의·경고 등 조치키로 했다.

오주환 윤성민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