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토모 스캔들에 아베 지지율 급락

입력 2017-03-14 18:32 수정 2017-03-14 21:54

국유지 헐값 매각 스캔들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맞은 가운데 국민 여론도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11∼12일 조사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9월 임기가 끝나는 아베의 3연임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5%, 반대한다는 의견은 41%로 집계됐다. 이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지난달 24∼25일 조사 때 3연임 찬성 의견 63%에 비해 급락한 수치다. 다만 아베가 소속된 자민당 지지자의 73%는 3연임에 찬성했다. 교도통신의 11∼12일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에 대한 국정지지율은 55.7%로 지난 2월보다 6% 포인트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오사카의 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이 지난해 정부로부터 국유지를 원래 가격의 14%에 헐값 인수한 의혹 때문이다. 아베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이 학교 명예교장으로 있으면서 의혹에 개입된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아베 측근들의 연루 의혹이 속속 밝혀지면서 계속 파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13일에는 아베 측근인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국회에서 모리토모의 고문변호사를 지낸 사실을 숨겼다가 사태가 더욱 꼬이고 있다. NHK방송에 따르면 이나다는 결국 하루 만인 이날 중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어제는 과거에 대한 갑작스러운 질문에 답변하느라 잘못 말했다”면서 변호사를 맡은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이에 야당들은 이나다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아베 총리는 본회의에 출석해 “이번 스캔들의 모든 잘못은 내 탓”이라며 “이나다 장관을 유임시킬 것”이라고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가 소속된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이 오는 7월 도쿄도 지방선거에서 자민당 대신 고이케 유리코 도쿄지사 진영과 손을 잡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공명당은 지방선거는 중의원, 참의원 선거 때의 자민·공명 연합전선과는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고이케가 아베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어 경우에 따라선 갈라서기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